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◎ Gallery/Essay

사랑에 관한 사색

 

 

'지구가 뭘 중심으로 돌지?'
'자전축'
'그래? 이상한데.'
'왜?'
'요즘 나의 지구는 당신을 중심으로 돌고 있거든.'

한사람만 보이기 시작했다.
나의 지구는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고
그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.
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,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,
그를 어떻게 하면 기쁘게 할 수 있을까에 몰두했다.
그것은 가슴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
강력하지만 정체를 잘 알 수 없는 욕구였다.
이 욕구는 곧 행복해질 것만 같은 황홀감을 불러들이며
심장을 움직였다.
그러나 동시에 때로 비이성적인 나의 태도에 대한 자괴감을,
무모하고 유치해지는 나에 대한 환멸감을,
이런 나 자신에 대한 저항을 느꼈다.
나는 고민했다.
그러나 사랑에 대한 사색은 결국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.

사랑에 빠졌다면 더 사랑하자.
그것이 오히려 나를 방어하는 길이며,
후회하지 않고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길이다.

- 박성실 님, '사랑에 관한 사색' 중에서 -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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